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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오지 마. 보여줄 성의가 없어. "

*이름

 

반 아크히사르

 

*나이

22세

 

*성별

시스젠더 남성

 

 

*키/ 몸무게

174cm / 68kg

 

 

*성격

 

그는 언제나 나른한 사람이었다. 세상 모든 일을 반쯤 뜬 눈으로 바라보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열 올리지 마, 더워. 이대로도 문제 없잖아, 가만히. 늘 자신의 기분에 솔직해, 타인에게는 제멋대로라는 인상이었지만, 신경이나 쓸까 모르겠다. 젊은 나이지만 미래의 목표도, 바라는 것도 없었다. 인간 관계에 얽매이는 일도 없었다. 남의 반응 따위는 개의치 않고, 내키는 만큼 다가가다가 어느날 갑자기 도로 물러나곤 하는 사람이 어떻게 한결같이 명을 따라야 하는 기사가 됐을까, 누군가 묻거든 그의 대답은 이게 편해서. 

 

 

게으른

좋아하는 건 낮잠, 싫어하는 건 낮잠을 방해하는 것. 그에게 '게으르다' 는 단어는 조금의 우회도 없이, '행동이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 , 라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의자에 앉아 턱을 괴는 행동 하나도 느릿했고, 그렇게 한번 앉으면 그를 다시 일으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고, 나른하게 웃으며, 신경쓰지 말고 가던 길 가.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대부분의 사람이 기억하는 그의 모습은 이랬다.

 

천성이 느릿하진 않았다. 그저 체력 빼는 건 싫으니까. 해야 할 때의 행동, 결단. 무엇 하나도 남들보다 느린 건 없었다. 딱 한 가지 있다면, 감정. 그는 감정을 정리하지 않았다. 잘라내지도 않았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솔직한 건 이래서일까. 천진한 어린아이마냥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제멋대로 키워나가고 있었다. 가지 한 번 치지 않는 관상목. 괜찮지 않나.

 

충성심?

누군가는 그를 왕의 개라며 비웃었다. 아무렴 어떤가. 자유로운 새로 살아봐야, 먹이 하나 찾자고 일찍 일어나다 여왕의 온실 유리에 머리를 박고 죽기밖에 더 하나. 이걸 해라, 이건 하지 마라, 누군가가 전부 대신 정해주는 삶, 얼마나 편안하고 좋은가. 그의 충성심이란 이리 비틀어진 것이었다.

 

그렇게 스스로 결정하는 것조차 성가셔 하는 사람이지만, 암만 해도 몸이 힘든 것보단 머리가 힘든 게 나은지, 최대한 기운 빼지 않고 끝내기 위한 잔머리 하나는 특출나게 굴렸다. 노력 끝에 얻어낸 승리, 노력 없이 얻어낸 승리. 누가 들어도 후자가 좋지 않느냐며 얄밉게 웃었다. 그는 그렇게 능글맞게 굴 때도 있었다. 어쨌든 나의 여왕에게 승리를 바치니, 더는 관여하지 말라며.

 

이기적인

타인을 자신의 선 안으로 들이는 일은 없었다. 선은 분명히 있는데, 그것을 표현하지도, 드러내지도 않고. 어찌 보면 일부러 모두를 밀어내는 것보다 더 확실하게, 아무도 들이지 않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머리 회전 하나는 빠른 그가 이걸 생각 못했겠나. 하고싶은 말은 누가 뭐래도 듣고 싶어하지 않아도 끝까지 하는 주제에 답하고 싶지 않은 것을 물어오면 꿈결같이 흐릿하게 답하는 이에게 누가 다가오겠나. 함부로 남에게 관여하면서도 자신에게는 관여할 수 없도록 하는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국가

루마니움

 

 

*무기

 

채찍

사정거리는 약 3m. 하마의 가죽으로 만든 물건. 가죽은 물론 손잡이까지 검게 물들이고, 손이 베일 만큼 얇게 제련한 금속을 뱀의 비늘처럼 빼곡히 입혀 놓았다. 흔들릴 때마다 비늘이 부딪혀 차르륵 소리를 내지만, 적의 살을 파고들 때 끔찍한 위력을 보인다. 허리춤에서 빼들어 한 번 휘두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초 미만. 상대가 근거리로 접근하면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언제나 속전속결을 지향한다.

 

 

 

 

*기타 

 

 

>10월 19일 생. 천칭자리. 탄생화는 빨강 봉선화, 꽃말은 날 건드리지 마세요.

 

반이면 돼. 아크히사르는 내 이름이 아니니까. 그는 늘 그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떠도는 이야기로는 일족의 이름이라고도.

유목 민족이었다고 하지만, 그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다. 여행은 커녕 식사를 위해 움직이는 것조차 귀찮아 하는 그라서 모두가 신기해하는 일이다. 혹시나가 역시나, 이번 탐험도 그는 귀찮기만 한 모양이다.

 

낮에는 대체로 어딘가에서 햇빛을 피해 자고 있다. 그렇게 자면서도 입버릇은 '졸려'. 대화 도중 싫은 주제가 나오면 일부러 하품을 하기도 한다. 정말 그가 피곤한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은 조금도 쓸모가 없었다. 채찍이란 게 의외로 체력을 필요로 하는 무기라는 걸 증명하듯, 싸우는 중 지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내비치지 않았던 그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는 늘 피곤하다, 귀찮다, 힘들다. 갖은 핑계를 대며 수련에 빠지곤 했다.

 

 

>왼손잡이. 이 손이 서두르는 때는 채찍을 꺼내들 때 뿐. 기사이다 보니, 곳곳에 박힌 굳은살과, 습관처럼 물어뜯어 엉망진창인 손톱 탓에 썩 예쁜 손은 아니었다.

 

>화려하고 진한 향수냄새가 흔한 이곳에서, 그에게는 마른 꽃향기가 났다. 마치 본인마냥 건조하게 가라앉은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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